기대하던 오키나와 여행, 하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바로 당일의 날씨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여름부터 가을에 걸친 오키나와 태풍 시즌은 ‘주의 필요’ 구간입니다.
직접적인 태풍의 상륙이 아니더라도 접근만으로도 바다가 거칠어지고 파도가 높아져, 마린 액티비티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써 계획한 오키나와 여행 중에 태풍이 와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는 여행 취소나 일정 변경 시의 대처법을 소개합니다.
🌪️ 오키나와 태풍 시즌은 언제?

시즌에 따라 오키나와 여행에 태풍은 거의 따라붙는 존재입니다.
024년에는 태풍 1호가 오키나와에 접근한 시기가 예년보다 약간 늦은 5월 하순, 그리고 2025년은 더 늦어져, 기상청 속보 기준 7월이었습니다.
오키나와 방면으로 태풍이 접근하는 시기는 꽤 길어서, 5월~11월, 즉 반년 이상에 걸쳐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7월~9월은 태풍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시기로, 한 달에 2~4회 정도의 빈도로 오키나와 태풍이 접근하거나 상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시기는 여름방학과 겹치는 오키나와 여행의 최성수기이기도 합니다.
즉, 여행 계획 단계에서 “태풍이 올 것 같은 시기는 피하자”라고 해도 초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거의 의미가 없는 셈이죠.
자연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태풍은 예측이 매우 어려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태풍을 피하는 여행”보다는 👉 “태풍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겠습니다.
🧭 태풍이 올 때의 대처법은?
실제로 오키나와 태풍이 접근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대처법을 ‘출발 전’과 ‘체류 중’으로 나누어 생각해보겠습니다.
※ 여기서는 패키지 여행 상품을 예약한 경우를 전제로 설명합니다.
✈️ 출발 전, 오키나와에 태풍이 접근 중인 경우

[비행기 창문 아래로 내려다본 오키나와·이시가키섬 풍경]
무료로 취소나 변경이 가능한지 판단하는 기준은, 탑승 예정 비행기가 ‘결항이 확정되었는가’ 또는 항공사에서 ‘악천후에 따른 특별 조치’가 발령되었는가 여부입니다.
이 ‘악천후에 따른 특별 조치’란, 아직 결항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영향이 예상되므로 무료 취소·변경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부 저가항공사(LCC)는 예외가 있습니다.)
만약 여행의 주목적이 비치 액티비티나 스노클링 등 마린 레저라면, 무료 취소 후 일정 재조정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휴가를 내고 기다려온 여행이라면, 상황에 따라 출발 일정을 조정하여 떠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체류 중에 태풍이 접근한 경우

[미야코지마 무이가 단애(ムイガー断崖)의 오키나와 태풍 풍경]
날씨가 악화되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 비행기가 결항될 가능성
- 공항까지의 도로 정체
- 고속도로의 속도 제한 또는 통행 금지
- 섬과 섬을 잇는 다리의 통제
이런 상황에서는 공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하지 말고,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두고 행동해야 합니다.
귀국편 비행기가 결항된 경우, 항공편을 변경해야 하므로 여행사나 항공사에 즉시 문의해야 합니다. 단, 항공편을 변경하여 체류일이 늘어날 경우, 호텔 숙박비나 렌터카 연장 비용은 여행자 본인 부담이 됩니다.
렌터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용 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연락해야 합니다.

<체류 중 오키나와 태풍 시 주의 포인트>
- 출발 공항까지의 교통 접근 상황
- 출발 공항 및 항공편 운항 정보
- 도착 공항의 상황
- 도착 공항에서 자택까지의 교통 상태
✈️ 귀국일일 경우

[나하공항 전경]
탑승 예정이던 항공편이 태풍으로 결항이 결정된 경우, 즉시 대체편 예약과 함께 연박 숙소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성수기의 숙소는 매우 빠르게 만석이 되므로, 결항이 확정되는 즉시 예약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패키지 여행이라면 여행사 투어 데스크에 먼저 상담하면, 적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취소 및 환불에 대하여

이 경우는 반드시 각 회사별로 정책을 확인해야 합니다.
오키나와 태풍이 온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문제는 숙박시설·렌터카·액티비티 등에서 취소 수수료나 환불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아래에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항공편

[나하공항의 여객기 풍경. 남국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비행기가 결항된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이 가능합니다. (※일부 LCC는 별도 조건이 있습니다.)
오키나와 태풍이 와도 결항되지 않은 경우, 대한항공 등에선 적은 금액의 수수료로 환불 가능합니다. (단, 항공권 종류에 따라 다름)
하지만 LCC 항공권은 대부분 환불 불가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렌터카

오키나와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렌터카 취소 시, 항공 결항 여부와 상관없이 수수료 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정책이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취소할 때는 반드시 전화로 연락해야 합니다.
는 최소한의 매너이자 중요한 절차입니다.
🏨 호텔·숙박시설
오키나와 태풍으로 인해 일정이 급히 변경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여행을 즐길 방법을 찾아보세요.
호텔의 경우도 렌터카와 마찬가지로 항공편 결항 여부와 관계없이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시설마다 다르므로 사전에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호텔에 취소 연락은 반드시 직접 전화로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이처럼 자연재해(태풍 등)로 인한 취소는 대체로 결항 여부와 관계없이 수수료 면제인 경우가 많으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다만, 사전 확인 없이 무단 취소하면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하세요.
“태풍이니까 어쩔 수 없겠지”라며 연락 없이 무단 취소하는 행위는 삼가고, 최소한의 여행자 매너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현지 교통 상황

[오키나와 도시 모노레일 ‘유이레일’]
모노레일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수단은 태풍의 상황을 신중히 판단해 운행합니다. 상황에 따라 운휴나 지연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실시간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이 멈추더라도, 초강력 태풍급이 아닌 이상은 택시나 렌터카 회사는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렌터카의 경우 강풍에 의한 비산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키나와 태풍 시에는 반드시 차량보험(자차 포함)에 가입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 태풍 때의 오키나와 여행법
태풍이 접근하면 당연히 비치나 마린 액티비티는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는 실내형 관광을 중심으로 일정을 바꿔보세요. 오히려 태풍 덕분에 평소 모르던 오키나와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오키나와 태풍으로 인해 노선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 관광지 대부분이 임시휴업하게 되며, 강풍·폭우로 인해 외출 자체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숙소에 머물며 ‘아와모리(泡盛)’를 즐기며 휴식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키나와의 술 ‘아와모리(泡盛)’는 ‘야치문(やちむん)’ 도자기에 담아]
낮 시간
낮 시간대에는 박물관, 미술관 등 실내형 명소가 정석 코스입니다.
또는 향토자료관, 도서관을 방문해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류큐의 역사나 민속문화를 배우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또한 오키나와 현 내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대형 슈퍼 ‘산에이(San-A)’, 또는 ‘이온몰 오키나와 라이캄’(中城村) 같은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도 특히 여성 여행자에게 인기입니다.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도 태풍 상황에 따라 운영]
국영 오키나와 기념공원(해양박 공원)에 있는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本部町)은 오키나와 태풍의 상태에 따라 개관 여부가 판단됩니다. (※ 운영 여부는 공식 웹사이트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개관 중이라면 “다른 곳이 전부 닫혀 있다”는 이유로 관람객이 몰려 오히려 혼잡해지는 ‘역전 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찍 방문하거나 시간대를 분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벼운 비 정도라면 ‘류큐촌(琉球村, 온나손)’ 같은 테마파크도 괜찮은 대안입니다.
👉 참고: 아래 기사에서는 ‘비 오는 날에도 즐길 수 있는 오키나와 관광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야간
오키나와 태풍이 접근하는 밤에는 숙소 안에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현지 오키나와 사람들 중에는 태풍 때 ‘술 마시러 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나하 시내의 ‘마키시’나 ‘아사토’ 지역에는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아케이드형 거리의 이자카야(居酒屋) 가 많아, 태풍 시에도 영업하는 곳이 있습니다. 현지 분위기도 색다르기 때문에, 작은 탐험 기분을 느낄 수 있죠.
물론, 모든 가게가 영업하는 것은 아니므로 방문 전 반드시 전화로 영업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영업하더라도 영업시간이 단축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마지막으로

[맑고 푸른 오키나와의 바다]
역시 여행객이라면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직접 보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키나와 현지인(우치난추, うちなーんちゅ) 들은 태풍이 접근하면 미리 식료품과 술을 사두고 가게를 일찍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태풍 전날에는 슈퍼나 편의점이 붐비며, 식료품이 금방 동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오키나와 태풍이 예상된다면 현지인처럼 미리 식료품을 준비하고 호텔에서 느긋하게 ‘윤타쿠(ゆんたく, 담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배를 이용해 섬을 이동하거나, 외딴섬에서 숙박 예정이라면, 날씨가 맑더라도 오키나와 태풍으로 인한 고파(高波) 가 가라앉을 때까지 수일간 운항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박을 이용하는 일정이라면 여행 초반에 섬 방문 일정을 배치해두는 것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