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하면 역시 미식의 보고입니다. 신선한 해산물뿐만 아니라, 북쪽 지역 특유의 독자적인 발전을 이룬 요리들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삿포로를 방문할 때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다”며 고민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번에는 삿포로에 간다면 꼭 먹어야 할 삿포로의 소울푸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각 요리마다 명가(名店)가 여럿 있으니, 삿포로 관광 시에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수프카레 (スープカレー)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삿포로의 지역 음식 ‘수프카레’. 이름 그대로 국물처럼 묽은 카레이며, 삿포로 시내에는 이 수프카레 전문점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정도로 인기 있는 요리입니다. 그 기원은 시내의 한 다방 ‘아잔타’(현재는 약선 카레 전문점 ‘약선커리혼포 아잔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 오너가 건강이 약해진 아버지와 자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 인도의 향신료와 한약재를 조합하며 시험적으로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그 요리가 점점 퍼지게 되었고, ‘수프카레’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지금도 인기 있는 가게인 ‘매직 스파이스’의 오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삿포로는 그 추운 기후 탓에 국물 요리나 전골과 같은 음식이 사랑받는 지역입니다. 수프카레가 홋카이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점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도 수프카레를 메뉴에 포함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또한, 홋카이도의 스타인 오오 이즈미 요우 씨가 ‘수프카레 대사’로 활동하면서 이 음식은 삿포로를 넘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시내에는 심플한 수프카레부터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메뉴까지 다양하게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가게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징기스칸 (ジンギスカン)
건강한 양고기, 즉 양고기의 대표적인 먹는 방법으로 유명한 징기스칸. 그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홋카이도에서 사랑받게 된 데에는 ‘양복 문화(=양을 먹는 문화)’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농상무성은 추운 날씨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의 재료로 양모(=양의 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국에 5곳의 종양장을 설치했는데, 그 중 2곳이 홋카이도였습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양모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에는 생소했던 양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한 다양한 시도 끝에 징기스칸이라는 요리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 징기스칸을 맛볼 수 있는 가게는 삿포로 시내 곳곳에 있으며, 각각 고기와 소스, 먹는 방식에 자신만의 고집이 있습니다. 먹는 방식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양념장에 미리 재운 양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 다른 하나는 구운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입니다.
또한, 정말 맛있는 양고기를 먹고 싶다면 ‘서포크(Suffolk)’라는 품종을 취급하는 가게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품종은 ‘고기의 왕’이라고도 불리며, 삿포로에서도 취급하는 가게는 많지 않습니다. 징기스칸 애호가는 물론이고, 양고기를 잘 못 먹는 분에게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요리입니다.
삿포로 미소라멘 (札幌味噌ラーメン)
삿포로 라멘 하면 역시 된장(미소)이죠. 그런데 삿포로와 된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사실 한 대중 식당의 주인이 “일본인은 더 자국의 식문화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일본의 소울푸드인 된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즉, 삿포로 미소라멘은 삿포로의 소울푸드인 동시에, 일본 전체의 소울푸드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삿포로 라멘 하면 국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중간 굵기의 꼬불꼬불한 면입니다. 이 면이 탄생하기 전에는 색이 어두운 밀가루색의 직선 면이 주류였지만, 국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물결 모양의 면발을 개발하면서 지금의 ‘중간 굵기 꼬불면’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된장 국물과 이 면이 어우러져 삿포로 라멘이 완성되었습니다.
삿포로의 대표 번화가 스스키노엔 ‘원조 라멘 골목’, ‘신 라멘 골목’이라는 장소가 있으며, 이 두 곳에는 총 20개 정도의 라멘 가게가 모여 있습니다. 또한 JR 삿포로역 앞의 백화점에도 ‘삿포로 라멘 공화국’이라는 라멘 전문 공간이 있어, 오타루, 하코다테, 아사히카와 등 홋카이도 각지의 라멘 맛집이 오픈하고 있습니다.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해산물덮밥 (海鮮丼)
홋카이도 하면 역시 꼭 먹어야 할 것은 바다의 진미, 해산물입니다. 징기스칸도 라멘도 수프카레도 지금은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삿포로의 신선한 해산물은 삿포로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해산물덮밥(카이센동)은 물론, 최근에는 밥 위에 연어알을 가득 얹는 ‘츳코메시(つっこ飯)’가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어알뿐 아니라 성게나 게 등을 풍성하게 올린 덮밥을 먹으면 “아, 삿포로에 왔구나”라는 실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초밥도 추천입니다. 고급 스시집이 아니어도, 삿포로에서는 회전초밥집에서도 맛있는 초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신선한 생선을 먹고 싶지만 고급 스시집은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회전초밥집이라도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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