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유명한 술집 거리 후쿠시마.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노포가 있는 한편, 역 주변에는 새롭게 문을 연 가게들이 즐비하며, 오래된 정겨운 분위기와 도시 감각이 융합된 지역입니다. 그런 술집이 많은 JR 후쿠시마역 주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조용히 자리 잡은 프렌치 레스토랑 LIEN(리앙)을 찾아갔습니다.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한 접시마다 페어링된 와인과 제철 식재료를 살린 프랑스 요리를 맛보기 위해서.
LIEN 입구
JR 후쿠시마역에서 도보 약 7분. 심포니홀 방면으로 걸으면 가게가 들어선 건물이 보입니다. 건물 벽면에는 가게 이름 LIEN이 적혀있죠. 처음 보면 무슨 가게인지 알 수 없는 은신처 같은 분위기입니다. 계단을 내려가 지하로 가면 조명에 비춰진 중후한 느낌의 문. 옆에 있는 인터폰을 누르고 입장하면 됩니다.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카운터석
후쿠시마에 이런 가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실내. 하나의 통나무판을 사용한 넓은 카운터는 단 6자리만 있어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카운터석에서는 조리 장면이 보여 요리를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잔이 늘어선 장식장도 압도적이며 페어링하는 와인에 맞춰 와인의 온도나 잔의 형태를 선택해 제공해 줍니다. 원래 와인 바로 운영되던 곳이기도 하죠. 이번달 셰프 추천 코스(21,780엔)와 와인 페어링(11,000엔) 세트를 주문 했습니다.
아뮤즈 ① 카와치 오리로 만든 햄과 구제르
코스에서 제공되는 아뮤즈는 3가지.
첫 번째는 카와치 오리로 만든 햄과 구제르. 작은 뚜껑을 열자 “와~~~!”하는 환성과 함께 훈제 향이 퍼집니다. 훈제 향에 둘러싸인 햄과 구제르가 입 안에서 섞이면 적당한 짠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집니다. 페어링된 과일향이 가득하면서 깔끔하니 와인과도 조합도 최고였습니다!
아뮤즈 ② 푸아그라 햄버거
두 번째 아뮤즈는 푸아그라 햄버거. 매달 추천 코스 중에서도 정형화된 메뉴라고 합니다. 작지만 압도적인 존재감…! 비주얼도 귀엽습니다. 먹기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한입에 와앙. 캐러멜의 식감과 진한 푸아그라, 과일향 무화과의 달콤함이 어우러졌습니다.
아뮤즈 ③ 콩소메 푸아송
마지막은 생선의 감칠맛이 응축된 콩소메 푸아송. 맑은 수프가 입 안에 퍼지며 생선의 육수와 향, 감칠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엔 요리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코스 요리로 제공되는 건 드물다고 합니다.
전채 ① 전갱이 마리네와 아메리칸 체리 가스파초
전채도 총 3가지. 먼저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가스파초부터 입에 넣자, 비린 맛이 전혀 없는 전갱이와 달콤함이 포인트가 되는 아메리칸 체리 소스의 조합이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허브의 향도 더해져 상쾌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우아한 단맛인 와인 페어링도 즐길 수 있는 한 접시였습니다!
전채 ② 도카치 허브 소와 구운 가지 모듬
꽃 장식이 귀엽고 특히 신선했던 점은 구운 가지 위에 얹어진 와사비 풍미의 캐비어 로리. 톡톡 터지는 식감과 와사비의 매운맛이 포인트가 되어 숟가락이 멈추질 않습니다. 페어링된 와인은 약간 드라이한 로제 와인. 은은한 탄닌도 느껴지며 어른스러운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조합이었습니다.
전채 ③ 바지락과 가리비, 그린 아스파라거스
살이 크고 육즙이 풍부한 가리비와 크리미한 아스파라거스 퓌레가 맛을 살려줍니다. 조개 육수와 검정후추가 더해진 거품 형태의 소스에서는 레몬그라스 향이 은은히 퍼지며 순식간에 화려한 분위기로 바뀝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맛있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요리였습니다! 페어링된 홋카이도산 과일향 내추럴 와인도 훌륭하게 어울렸고, 적당한 산미가 있어 마시기 쉬웠습니다.
생선 요리:옥돔 바질과 패션 푸르트 소스
플레이팅이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워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네요. 그래도 따뜻할 때 먹고 싶어서 얼른 사진을 마치고 맛을 봅니다. 옥돔은 살이 부드럽게 부서질 정도로 부드럽고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먹는 방법은 전채와 함께 제공되는 브리오슈 소스를 얹어 먹는 것. 페어링된 화이트 와인은 꽃향과 과일향을 느껴져 생선요리에 딱이었습니다.
육류 요리:송아지 안심과 표고 프리카세
송아지 안심 로티에 나이프를 넣자 힘을 주지 않아도 부드럽게 잘릴 정도로 연하며, 고기의 감칠맛과 레드와인 소스가 입 안에 바로 전해집니다. 주인공 급인 표고는 두께감 있고 쫄깃한 식감으로, 순식간에 다 먹었네요.
페어링된 레드 와인은 풀바디 타입의 희귀 와인으로 육류 요리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레드 와인을 잘 못 마시는 저도 마시기 쉬운 부드러운 맛입니다.
디저트 ① 멜론과 엘더플라워 젤리
요거트 맛의 무스에 탄산이 들어 있어 입 안에서 톡톡 튀며 상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디저트 ② 갓 구운 피낭시에와 카눌레
디저트로 끝인 줄 알았는데, 식사 후에는 갓 구운 피낭시에와 한 입 크기의 카눌레가 제공되는 기분 좋은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마치 디저트 전문점처럼 훌륭한 맛으로, 피낭시에에서는 버터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카눌레는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운을 느끼며 와코차(일본산 홍차)와 함께 식후의 티타임을 만끽했어요.
정리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코스 요리와 와인 페어링은 그야말로 최고 였습니다. 코스 요리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먹는 경우가 많아 마지막 디저트까지 못 먹는 분도 계시지만, LIEN에서는 가장 좋은 타이밍에 가장 좋은 요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코스 구성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배가 부르지 않고 마지막 디저트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게 내부에는 프라이빗 공간이 보장된 개인실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기념일이나 접대 등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싶은 분께는 개인실을 추천합니다. (최대 6명까지 이용 가능)
◆ LIEN
- 영업시간
- 점심: 11:30~15:00, 12:00~ 코스 시작
- 저녁: 17:00~24:00 (마지막 입장 및 코스 시작 21:30)
- 오시는 길: JR 오사카 순환선 후쿠시마역에서 도보 약 7분
- 예산: 30,000엔~39,999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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